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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의 직필직설] 아시아판 나토 줄세우기, 한국의 선택은?

동진대성 2020. 9. 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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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의 직필직설]
아시아판 나토 줄세우기, 한국의 선택은?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유력인사들이 유럽의 나토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북대서양조약기구)처럼 아시아판 다자안보기구를 수립하는 구상을 밝혔다. 즉, 인도, 호주, 일본, 미국으로 구성된 4각 안보협의체인 기존의 쿼드QUAD에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를 더하여 쿼드플러스로 확대하여 대중봉쇄를 하는 인도태평양 집단안보체제 구축 발언을 연일 생산하고 있다.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은 유사성이 많았다. 즉, 공산주의 이데올르기로 무장한 초강대국 소련이 이들 국가의 공통적인 위협이었음은 물론 민주주의, 시장경제, 기독교, 로마제국의 후예로서의 동질성 등이 있었다. 아시아판 나토 회원국들은 상이성이 많다. 즉, 중국이 소련처럼 공산주의 종주국으로서 초강대국이 아니어서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것도 아님은 물론 시장경제는 추구하지만 정치적 체제가 다르고, 종교도 다양하고, 통일제국으로서의 동질성도 없어서 제각각이다. 다시 말하면, 인도와 일본은 서아시아와 동아시아에서 지역강국으로서 중국과 경쟁국가고, 호주와 뉴질랜드는 앵글로색슨의 후예로서 미국과는 동일 민족국가고, 한국과 베트남은 오랜 기간 중국중심질서의 변방으로 존속한 역사로부터 독립을 유지하고자 하는 나라다. 함께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구조다. 그런데도, 미국이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이들 국가들을 엮어서 안티중국 집단안보체제를 만들어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을 극대화하는 거다.

미국이 왜 이럴까? 중국이 2020년 경제적으로 제조대국의 꿈을 이루었고, 이를 기반으로 2021년에서 2050까지 과학기술대국으로 발전하게 되면,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미국과 맞장 뜨는 군사대국이 되는 건 불보듯 뻔하다. 즉, 이전에 유럽과 근동을 지배했던 로마와 아시아를 지배했던 한나라가 제국을 형성하여 각기 지역강국으로서 공존했던 것과 같은 미중 양극화 체제bipolar system에 기반한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이런 중국몽을 깨기 위해 냉전시대에 구소련을 군비경쟁 armsrace에 끌어들여 결국 소련제국을 해체시켰듯이, 앞으로 30년간 중국을 군비경쟁에 끌어들여 중국제국을 해체시키려는 것이다. 즉, 소련을 해체시켜 러시아만 남기고 나머지는 10개 이상의 국가로 독립을 시켰듯이, 중국을 해체시켜 중원안 다스리는 중국을 남기고, 티벳, 신장위구르, 내몽골, 가능하면 만주까지 독립을 시키는 거다. 이렇게 함으로써 미국은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일극화 체제unipolar system 하에서 미국 중심 세계질서, 즉 팍스 아메리카나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어쨌든, 아시아판 나토 결성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총대를 맸다. 중국을 견제하는데 동맹국들이 합류하고 있다고 하면서 "인도·호주·일본 외에 한국이 미국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특별히 언급하여 주목을 받았다. 폼페이오는 인도의 남중국해 군함 파견에 "인도·호주·일본과 한국의 친구들이 자신의 국민과 국가에 대한 중국의 위험을 알게 됐다"며 "그들이 모든 전선에서 이를 물리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의 발언도 이와 같은 맥락에다 훨씬 세부적이다. 비건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나토와 같은 수준의 안보 협력체가 없다고 하면서 "쿼드 4개국으로 작게 출발해 회원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은 한국까지 포함된 '쿼드 플러스'(Quad Plus) 공식화에 대해서는 "모두가 같은 속도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나토가 소규모로 시작해 점점 확대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의 참여를 우회적으로 희망한 표현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전략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미국의 '네트워크화된 대중국 연합체 구성'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즉, 미군이 지·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 공간에서 우세권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미군은 중국군의 작전 기동과 움직임을 철저히 감시해 동맹국, 파트너십,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공유해 네트워크화된 대중국 연합체를 구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방부는 다영역 전장에서 적용할 '새로운 21세기 합동전투개념'을 구상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를 대중국 연합체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구상하는 대중국 연합체가 유사시 군사작전까지 염두에 둔 '집단안보체제' 차원임을 간접적으로 밝힌 게 아니겠는가?

문제는 이런 미국의 전방위적인 공세로 한국의 입장이 난감해진다는 거다. 그동안 안미경중, 즉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정책을 견지하며 물타기를 했는데, 미국이 노골적인 줄세우기를 하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거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단순소박하게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태어나고 성장하여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된다.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 미국이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면서 식민지 조선을 해방시켰고, 3년간의 미 군정을 거쳐 대한민국을 탄생시킨 것이다. 다시 말하면, 미국은 한국의 어버이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이 땅에 이식시켰고,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유엔군을 결성하여 수 만명의 미군 병사들이 피를 흘리며 싸웠고, 전쟁의 폐허 속에서 재건을 할 때도 원조경제의 이름으로 1950년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다시피 했다. 1960--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도 아낌없는 투자와 기술 이전을 통해 개발경제시대 성공신화를 쓰는데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다. 1980년대에는 미국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에 대한 양털깍이를 하면서 한국이 성장 공간을 확보하여 제조강소국에서 기술강소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이것을 기반으로 1990년대 미국이 주도하는 3차 산업혁명, 즉 정보기술시대에 주력국가로서 참여하면서 선진국이 된 것이다. 2020년대도 미국은 대한민국의 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1980년대에 일본의 기술발전을 지체시켜 한국을 3차 산업혁명시대의 주력국가로 만들었듯이, 2020년대는 중국의 기술발전을 지체시켜 한국을 4차 산업혁명시대 주력국가로 만들어주고 있다. 즉, 중국의 제조굴기를 막기 위해 중국의 글로벌 기업 화웨이 등을 노골적으로 손보는게 경쟁자인 한국으로서는 천군만마다. 중국이 예정대로 2025년, 늦어도 2035년까지 제조굴기를 완성했다고 치자. 그러면, 한국이 중국에 팔아먹을 기술이 있을까? 현재도 반도체를 제외하고, 전통산업인 철강,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가전 등에서는 밀리고 있고, 4차 산업혁명 주요 업종인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공유경제 등에서는 오히려 중국이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고 있는데 말이다.

이렇듯, 한국은 군사안보적으로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 전분야에 걸쳐 미국과 거미줄처럼 엮여 있다. 즉, 한미동맹으로 군사안보적 혈맹임은 물론 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시장경제를 실천하고, 사회적 가치도 공유하는 거대한 공동체 같아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답은 명확해진다. 몸과 마음이 익숙한대로 자연스럽게 가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한미동맹에 이어 아시아 집단안보체제의 구성원이 되면 군사안보적으로 더욱 철옹성이 되는 거다. 북한을 비롯한 어떤 나라도 함부로 할 수 없게 되는 거다. 과감한 선택을 하라는 거다. 중국의 경제 보복을 두려워하여 중립을 선택하여 회색분자가 된다면, 결국 국제적인 맹아로 떠도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다. 최근에 한국외교가 모호성ambiguity으로 줄타기하다가 중국으로부터 사드보복을 당하지 않았던가? 그나마 중화사상에 매몰된 중국으로부터 최소한의 존중이라도 받으려면, 차라리 세계 최강국으로서 든든한 후원자 미국과 함께하는 게 좋다. 미국의 동아시아 혈맹 일본이 미국과 함께한다는 이유로 중국으로부터 홀대받거나 경제보복을 당한 적이 있는가? 인도도 마찬가지다. 사실, 중국도 군사안보적 차원에서는 혈맹인 북한이 있지 않는가? 한반도가 중국에 중요한 건 대륙국가로서 중국이 해양국가로부터의 위협을 막을 수 있는 완충지대의 역할 아니던가? 현재, 북한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데, 한국까지 경제적 무기로 협박하여 군사안보적으로 줄세우거나 아니면 미국에 줄서지 않고 중립을 지키기를 요구하는 건 과도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한미동맹 체제의 일원인 한국이 군사안보적으로 미국에 줄서는 것은 용인을 해야 한다는 거다. 북한이 군사안보적으로 중국에 줄서는 걸 미국이 용인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는 국제정치의 최소한의 상도의다.

국익우선주의에 입각해서 보더라도 미국에 줄서는 건 당연하다. 왜냐하면 미국이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 앞으로도 100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정치적으로 민주주의 모범국가로 법치가 지배한다. 경제적으로도 2차 산업혁명을 주도했고, 3차 산업혁명 시대를 열었고, 이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면서 세계의 지적소유권intellectual property을 거의 독점하고 있고, 기축통화 달러화를 찍어내며 세계 금융을 지배하고 있다. 군사적으로도 최첨단 무기 생산의 중심국가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우주전까지 준비하는 수준이다. 문화적으로도 미국의 팝송, 영화, 스타벅스, 코카콜라, 맥도날드, 폴로, 마천루 등이 세계 표준이 되었다. 누가 이런 미국을 제치고, 신형대국으로 대국굴기는 하고 있으나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패권을 쥔다는 보장이 없는 중국에 줄을 서겠는가? 특히 군사안보 공동체가 된다는 건 국가와 민족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데 말이다. 이제는 선택해야 할 때다. 군사안보적으로는 한미동맹과 아시아 집단안보체제의 일원이 되고, 경제적으로는 시장이 있는 곳은 어디든지 달려가면 되는 것이다. 전자때문에 후자가 단기적으로 타격을 받겠지만, 결국 시간이 해결할 것이다. 우리의 글로벌 기업이 중국에 필요한 제품이 있는 한 결국 시장은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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