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위대한 이야기

적반하장 류여해 , 그녀는 모른다 _ 사랑도, 일도, 삶도 무엇 하나 내 편이지 않은…류여해 지음 / 북스코프 본문

2025년 말하다

적반하장 류여해 , 그녀는 모른다 _ 사랑도, 일도, 삶도 무엇 하나 내 편이지 않은…류여해 지음 / 북스코프

동진대성 2017. 6. 2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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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모른다 사랑도, 일도, 삶도 무엇 하나 내 편이지 않은…

(류여해 지음 / 북스코프)

책소개

답답하다
“내 뜻대로 되는 게 왜 하나도 없어?” 




몇 번이나 더 소개팅 폭탄을 만나야 할까? 이 남자다 생각했던 그는 정말 ‘개자식’일까? 오늘도 차장의 입 냄새를 견디며 한바탕 설교를 들어야 할까? 부장의 느끼한 눈빛에도 그냥 웃어줘야 할까? 이번 승진도 실패할까? 세상 무엇 하나 내 마음처럼 되는 게 없다.   
답하자면“지금 바꾸지 않으면 세상은 영원히 네 편이지 않을 거야” 

오늘 그녀가 친구의 이야기에 한숨 쉬었던 것, 회사에서 억울함에 눈물 흘렸던 것, 남편 혹은 남자친구의 말에 상처 받은 것은 그녀의 잘못이 아니다. 그녀의 사랑도 삶도 일도 무엇 하나 제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를 그녀는 모른다… 그녀에게만 불리한 세상, 법, 제도, 편견 때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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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도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지 않은가요? 
≡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오는 시아버지를 공손히 맞지 않은 게 며느리의 역할을 다하지 않은 거라뇨?  
≡ “너랑 나랑 궁합이 안 맞는 것 같다. 잠자리에서도 궁합이 안 맞을 거다” 말하는 상사의 추행 정도가 약하다니요? 
≡ 바람 난 내 남편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데, 실제 성행위 장면이 아니면 간통 증거가 될 수 없다니요?  
≡ 매일 밤 수십 통의 전화를 해대는 그, ‘스토킹’은 경범죄로 분류되어 8만 원만 내면 풀려난다고요?  
≡ 똑같은 스펙인데 왜 남자인 친구는 취업에 성공하고 저는 번번이 불합격 통보를 받는 걸까요? 
≡ 화가 날 때 때리는 거 빼면 완벽한 남자친구, 헤어져야 할까요? 
≡ 3년 전 대학 시절 연인과 불륜에 빠진 남편, 용서했다고 생각했는데 지워지지가 않네요. 그런데 한번 묵인했으면 이제와 이혼사유가 안 된다고요?
≡ 입술을 만지면 성추행, 코를 만지면 폭행? 
≡ 육아휴직은 있지만 쓴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은근히 압박하는 회사, 방법은 없나요?
≡ 의료 민영화, 돈 없으면 병원도 못 가는 세상이 정말 오나요?
≡ 수십 년간 가정폭력을 저지른 남편 대부분이 벌을 받지 않았다고요? 그런데 폭력을 못 이겨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 아내는 최고형을 받고?  
≡ 호빵 먹다 이가 깨졌어요. 병원비도 보상 가능한가요?
≡ 학원, 어린이집, 헬스장도 환불이 되나요?  
≡ 자꾸만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차, 교환할 수 있겠죠?
≡ 남편의 교통사고로 못 간 여행, 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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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그녀의 반대편에 서 있는 이유를…, 그녀는 모른다

◇◇◇ 그녀가 말했다 

“그때 내가 엄마 말을 들었어야 했어.” 마흔이 넘은 지금도 나는 곧잘 그런 말을 한다. 따지고 보면 오래 전부터 엄마 말은 틀린 적이 없었다. 문제는 “엄마 말을 듣길 잘했어”가 아니라 “엄마 말을 들었어야 했어”라는 데 있다. 다시 말해 나는 번번이 엄마 말을 안 듣고 뒤늦게 후회한다. 어째서 나는 이토록 엄마 말을 듣지 않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엄마의 조근한 말투며 언제나 나를 최우선으로 두었던 화법에 “엄마는 알지도 못하면서”라거나 “그게 아니야” 하고 대꾸했었다. 먼저 내 감정을 따듯하게 녹여주고 차근히 설명하는 것보다 감정보다 상황에 치중하는 것이 세련된 행동이라 생각한 적도 있었다. 왜 몰랐을까. 이런 능력은 절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님을. 하늘이 여자에게만 준 고귀한 선물이라는 것을. 
그녀들에게도 주어진 숙제가 있다. 세상이 그녀들의 말을 듣지 않았음을 후회하기 전에 자신의 말을 경청하고 따르게 하는 것. 정말 정의롭고 용감한 이들은 언제나 여자다. 그러니 그녀들이 만들 세상은, 대한민국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흉흉한 세상이다. 뉴스를 볼 때마다 우울해진다. 세상엔 왜 이렇게 그림자 진 곳이 많은 걸까? 약자에겐 더욱 악랄하게 그러나 강자에겐 너무 편한 세상살이. 그녀들이 나서서 제대로 좀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 그녀에게 그리고 나에게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그녀는 모른다》가 다루고 있는 수많은 사례와 다양한 사건 어디에도 ‘나와 관계없는 이야기’, ‘나에겐 벌어지지 않을 일’, ‘나는 몰라도 될 것’들은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 내 얘기였다. 시월드, 의료 민영화, 데이트 폭력, 남편의 의무 등등. 자연스레 지난 경험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불쑥 튀어나왔다. 털어놔도 될까 고민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들을 빼니 왠지 거짓말을 하는 느낌이었다. 작은 일에도 잘 웃고 잘 우는 나. 친구들의 일에 며칠을 함께 밤잠 못 자고 끙끙 앓은 적도 여러 번이고 친구 대신 복수를 감행한 적도 있었다. 덕분에 시시콜콜한 걱정부터 연애, 진로, 자살까지 함께 고민한 세월이 인생의 절반을 넘는다. 나 역시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그녀들’을 찾는다. 
“너 예전엔 더 했어”, “그때 생각 안 나?”, “그 남자 아니면 죽는다면서 이젠 그 남자 때문에 죽겠다고 하네?”, “진짜 진상이다, 그 아저씨. 전생에 무슨 악연이었기에 너만 보면 그런다니?”, “그게 말이 되니? 정말 화나네, 누구야 누구”…. 내 일에 같이 울고 웃어주는 그녀들. 첫사랑부터 남편까지 내 모든 연애사를 알고 있는, 우리 엄마의 젊고 아름다웠던 모습을 기억해주는, 숨기고 싶은 군살을 보일 수 있는, 남편에게도 못할 고민을 스스럼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그녀들에게 말하듯 글을 썼다. 이 책을 읽는 ‘그녀’가 내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런 아름다운 ‘그녀’가 꼭 알았으면 하는,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 《그녀는 모른다》는…

PART 1. ‘연애와 결혼, 사랑만으로 풀 수 없다’는 우리가 여자친구, 아내, 며느리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여러 이야기들을 풀었다. 간통, 혼인빙자간음, 가정폭력, 시월드, 이혼, 데이트폭력, 남편의 의무 등이 그것이다. 동등한 위치에서 시작한 관계임에도 여성이 약자가 되어야 하는 시대착오적인 법, 사회의 편견, 제도 등을 다루며 만약 내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PART 2. ‘여자, 세상의 편견에 당당히 맞서라’는 음식물쓰레기종량제, 온라인 직구, 스토킹, 성추행과 성희롱, 양성평등기본법(여성발전기본법) 등 여성의 법의 주체가 되는 제도를 다루었다. 또한 현재 법이 갖고 있는 문제점, 개정 방향, 알아두어야 할 팁 등을 제시한다. 말로는 ‘여성을 위한 법’이라고 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는 점을 기억하자.  
PART 3. ‘대한민국, 이제는 여자가 바꾸자’는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는 각종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세월호, 의료 민영화, 통일, 연말정산, 범인은닉 등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일들이다. 그래서 더더욱 우리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행동이 중요한 사항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지금 움직여야 할 내용들이다. 
마지막으로 PART 4. ‘똑똑한 소비자만 ‘왕’이다’는 소비자로 살아가며 숱하게 겪었던 혹은 겪을 수 있을 여러 이야기를 중심으로 법에 대한 이해와 우리의 대처를 살폈다. 의류, 식품, 보건의료, 교육․문화, 가전 & 화장품, 자동차 & 여행, 금융․보험 등의 구분을 두며 물음과 답변 형식을 갖고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아름답고 현명한 그녀에게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앵그리맘’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녀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아줌마는 집에서 청소나 하지”, “명품이면 무조건 좋아하지”, “여자는 단순해”, “여자가 조심했어야지”….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당연시했던, 참아왔던, 화가 나도 어쩔 수 없었던 경험들. 나와 그녀들이 수없이 했던 그 고민들은 어쩌면 ‘잘못된 세상’ 때문이진 않을까? 공명정대함이 본질이 법에서조차 여성은 피해를 보고 있다. 법이 이러하니 그 법을 규칙으로 삼는 우리 사회는 또 어떨까? 여자의 탓도 남자의 잘못도 아니다. 하지만 잘못되었다면 이젠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나는 여자며 딸이며 며느리이며 아내다. 언젠가 엄마도 될 것이며 누군가의 선생님이며 친구다. 나 자체로도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다. 이 세상에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해도 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엄마인 그녀가, 딸인 그녀가, 아내인 그녀가, 누나 혹은 여동생인 그녀가 더 빛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아직 바꿔야 할 것, 알아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현명하고 똑똑한 무엇보다 마음 따듯한 그녀들과 함께라면 자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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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PART 1. 연애와 결혼, 사랑만으로 풀 수 없다  
1.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간통, 정말 가정을 지키기 위한 법입니까? 
2. 이제는 추억의 법이 된 혼인빙자간음 - 법은 사고와 사회를 따라 변한다 
3. 폭력남편에 대항하는 게 정당방위가 아니라뇨? - 가정폭력, ‘법’이란 이름의 멍울 
4. 세상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그곳 ‘시월드’ - 시댁의 지나친 간섭, 법으로 막을 수는 없나  
5. 사랑이 폭력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 데이트폭력은 사랑이 아닌 범죄다  
6.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 이혼, 최선의 선택이라면 이것만은 알고 하자   
7. 평강공주는 있어도 신데렐라는 없다 - 남편의 의무, 법으로 만들 순 없나요? 

PART 2. 여자, 세상의 편견에 당당히 맞서라    
1. 블랙 프라이데이의 전설 - 온라인 직구에도 세금을 내야 한다?
2. 쓰레기 버리는 데도 돈이 필요하다? - 음식물쓰레기종량제 되짚기  
3. 지금 어딜 만지시는 거예요? - 성추행,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4. 직장 내 성희롱, 힘들지만 회사까지 잃을까 겁이 나요 - 성희롱과 성추행의 차이를 아시나요? 
5. 그만 따라 와! - 스토킹, 어디까지 인정될까? 
6. 여성을 위한 세상은 없다?! -이름 바꾼 여성발전기본법, 내용도 달라져야 한다  

PART 3. 대한민국, 이제는 여자가 바꾸자
1. 세월호 침몰을 바라보며 - 생명은 법으로 자신할 수 없다 
2. 통일은 대박일까? - 통일법 이젠 만들어야 한다
3. 의료 민영화의 두 얼굴 - 민영화의 진실, 당신은 알고 있나요?
4. 도박 빚은 안 갚아도 됩니다 - 카지노 허가를 둘러싼 정부의 진심은 
5. 13월의 세금 폭탄! 연말정산 - 세금 무엇 때문에 얼마나 공제해야 하는가
6. 21세기형 추노, ‘현상금’의 모든 것 - 범인은닉죄 얼마나 알고 있나요? 

PART 4. 똑똑한 소비자만 ‘왕’이다      
1. 의류 / 2. 식품 / 3. 보건․의료 / 4. 교육․문화 / 5. 가전&화장품 / 6. 자동차&여행  / 7. 금융․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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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_류여해

 건국대학교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석사 과   정을 마쳤다. 이후 독일로 건너가 예나대학교에서 석   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일하며 법리 해석, 해외사례 연구 등   을 통해 대법관들의 판결을 도왔다. 이후 국회 법제실   로 자리를 옮겨 법제관으로 근무하며 입법에 관한 법   제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사법교육원 교수로 재임 중이며, 경기대학교에서   형사법을 가르치고 있다. MBN ‘류여해의 통쾌한 법’ 진행,   MBN ‘시사스페셜’, 채널A ‘팩트 10’·‘뉴스특보’, 뉴스Y ‘맹찬형의 시사 터치’, TV조선 ‘엄성섭의 일도양단’에 고정패널로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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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 친 문장 

* 간통의 경우, 피고의 유죄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 자료의 확보 유무가 승소와 패소를 가른다. 그런데 그 증거자료라는 것이 정황상 증거가 아니라 실제 성행위를 담고 있느냐를 뜻한다. 영화촬영도 아니고 경찰을 대동해 호텔 문을 열었다 한들 해당 모습을 단번에 정면으로 찍는 것이 가능할까? 간통죄는 이런 기형성을 갖고 있다.

* 미영 씨는 낯선 남자 ‘푸른 바람’과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그의 나이, 직업, 사는 곳, 외모는 하나도 모른다. 미팅 어플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된 두 사람은 오로지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서만 대화를 나눌 뿐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메신저와 메일 내용은 어느 연인보다 적나라하고 뜨거워, 누가 봐도 ‘사랑하는 사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미영 씨의 남편, 그는 아내를 간통으로 고소할 수 있을까?

* 그는 결국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그는 저에게 이별을 고했습니다. 한 달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멍했어요. 일도 손에 안 잡혔죠. 이별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부터 그간 남자친구에게 쏟아부은 돈이며 정성이 너무 아깝더라고요. 우리가 부부였다면 위자료라도 받았을 텐데. 저요, 남자친구 학원비며 심지어 생활비까지 보조해주었어요. 제 나이 서른셋, 다시 누군가를 만나기엔 늦은 것도 같고 지금까지 남자친구 때문에 누리지 못한 게 너무 아깝습니다. 이거 혼인빙자간음 아닌가요? 이미 없어졌다곤 하지만 다른 처벌은 안 되나요?

* ‘시월드’라는 말을 들어보았는지. 시어머니, 시아버지, 시누이, 시동생 등등 ‘시(媤)’자가 들어간 사람들의 세상, 다시 말해 시댁을 가리킨다. 논리나 이치,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꼬집은 말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시월드’가 주제에 오를 때 절대 내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시댁과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나도 있잖아”라며 위로를 건넬 때가 많은데, 슬프지만 다들고개를 끄덕인다.

* 남편의 어머니, 즉 시어머니를 처음 뵙는 날이었다. 긴장도 되었지만 누구보다 사랑받을 자신도 있었다. “너 갱상도냐?” 이것이 시어머니의 첫 말씀이셨다. 나는 부산, 남편은 순천이 고향이다. 은연중에 부산 억양이 나오는 나와는 달리 남편은 사투리를 전혀 쓰지 않았기에 막연히 서울이 고향이라 생각했다. 물어볼 생각조차 않았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시어머니는 남편보다 한 살 적은 내 나이, 공부를 오래한 점, 외모까지 무엇 하나 좋게 보지 않으셨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함께 살지 않는다는 점을 꺼려하셨다. “너 아빠 없잖아!” 이 말에 어떻게 답해야 했을까? 함께 살진 않아도 내게도 분명 아버지는 있는데.

* 평범한 20대 중반 직장인입니다. 저에겐 2년 정도 만난 동갑 남자친구가 있어요. 남자답고 저를 많이 사랑해주는. 하지만 하나 걸리는 게 있네요. 남자친구는 고집이 센 편이에요. 절대 자기주장을 꺾지 않죠. 자존심도 엄청 세서 절대 먼저 사과하는 일이 없어요. 평소에는 제가 맞춰주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내가 잘못한 게 아닌데 왜 사과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어요. 그렇게 제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 다툼이 깊어지고 그때마다 남자친구는 화를 주체하지 못해 저를 때리곤 해요.

* 결혼과 이혼, 둘 중 무엇이 더 어려울까? 두 가지 모두 겪은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이혼이 결혼보다 몇 배는 어렵다”고. ‘법’적으로도 그렇다. 결혼, 다시 말해 혼인은 쉽고 간단하다. 구청을 방문해 몇 개의 서류만 작성하면 된다. 절차를 몰라도 된다. 구청 직원이 친절히 알려준다. 당연히 무료다. 이에 비해 이혼에 대한 지식이나 절차 등에 대해서는 막연하지 않는지.

* 정말 섭섭한 게, 엄마마저 신랑 밥은 챙기는지 물어요. 밑반찬도 남편 좋아하는 거 위주로 가지고 오시고요. 시부모님은 말할 필요도 없죠. 밥은 얻어먹는 거 맞느냐, 살이 빠진 거 같다 하시며 가뜩이나 살찐 아들 살 빠질까 걱정이세요. 그러니 남편은 본인세상이죠. 결혼할 때 돈도 똑같이 냈고, 수입도 어느 정도 비슷해요. 근데 왜 저만 이렇게 힘들게 집안일도 회사일도 해야 하나요?

* 언제나 내 의견을 따라주던 자상한 내 남편, 그러나 결혼 후 청소 한 번 하지 않는 게 아닌가? 지금껏 그는 자신이 아무 일도 안 해도 옷장엔 다림질이 된 셔츠가, 샤워하고 나서는 보송보송한 수건이, 돌돌 말아 던진 냄새 나는 양말이 깨끗하게 세탁되어 돌아오는 것이 당연하다 여겼다. 그런 그를 달래 청소와 몇 가지 일을 분담했다. 알겠다고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아내를 도와준다’ 생각했고 작은 일을 할 때마다 칭찬해주지 않으면 삐치기도 했다.

* 추행이 물리적 접촉이라면 희롱은 말과 행동을 다 포함한다. 그렇다면 말과 행동의 차이일까? 이 둘의 차이는 단어의 뜻보단 법률적 처벌이 다른 데 있다. 성추행은 강제추행으로 형법의 적용을 받지만 성희롱은 민법으로 분류되기에 두 사람의 합의만 있다면 혐의가 풀린다. 따라서 직장에서 발생하는 성 관련 범죄를 ‘추행’이 아닌 ‘희롱’으로 두는 것은 문제가 크다.

* 광고회사에 일하는 은정 씨는 상사 원상 씨에게 특정 동영상을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별 의심 없이 파일을 열어본 은정 씨는 곧바로 화면을 꺼야 했다. 음란 동영상이 재생된 것이다. 원상 씨는 이미 수차례 “집 앞이니 잠시 나와라”, “같이 양수리에 가자”, “내 유부남 친구들 상당수가 미혼 애인이 있다”, “애인을 만들고 싶다”는 등의 발언을 했었다. 이제는 급기야 음란 동영상까지 보내 은정 씨를 당황하게 만든 것이다. 원상 씨는 주인공이 너랑 닮아 좋다며 부담스런 시선을 보냈다.

*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나 대다수의 법 제정은 남성들이 하고 있다. 조금은 한 쪽으로 쏠리지 않았을까 싶다. 또 법을 개정하는 일이 까다롭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과 맞지 않는 것들도 있다. 확실히 할 것은 남성이 여성 위에, 반대로 여성이 남성 위에 군림해서도 안 된다는 점이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법이 아니라 ‘모두에게 평등한 법’이 우리의 나아갈 방향이라 하겠다.

* 무엇보다 민영화가 되면 병원은 환자의 치료를 거부할 권리가 생긴다. 이제 다시 한 번 자문해보자. 의료 민영화, 찬성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 만약 의료 민영화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면 우리의 생각을 그냥 머릿속에 담아두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표현하자. 친구와의 통화도 좋고 기사의 댓글도 좋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알리는 것으로 그 시작은 충분하기 때문이다.